본문 바로가기
이슈읽기

온열질환, 폭염보다 더 무서운 건 따로 있다?

by 생백연 2025. 8. 2.
반응형
“폭염만 조심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올여름도 어김없이 전국에 폭염경보가 내려졌습니다. 낮 기온이 35도를 넘나들며 숨이 턱 막히는 날이 이어지는 가운데, 건강을 위협하는 건 단순한 더위 그 이상입니다. 특히 온열질환은 특정 계층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남기며 사회적 위험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 위협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부터 ‘폭염보다 더 무서운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건설 현장에서 이마의 땀을 닦는 한국인 남성 노동자
폭염 속에서 땀을 닦는 건설 노동자의 고된 하루

기온이 오르면, 위험도 함께 올라간다

대한민국의 여름은 갈수록 더 자주, 더 극심한 폭염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무서운 건 단순한 기온이 아니라, 그로 인해 드러나지 않는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입니다.

편의점은 얼음음료로 가득하고, 사무실에는 에어컨이 돌아가지만
폭염 취약계층—혼자 사는 어르신, 단열이 부족한 저소득층 가구,
그리고 고온 노출이 잦은 직종의 청년 노동자들은 온열질환의 위협에 매일 노출되고 있습니다.

가벼운 열탈진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열사병까지, 위험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통계로 보는 온열질환 실태

보건당국 자료에 따르면, 온열질환 발생 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2024년 여름에는 폭염으로 인한 응급실 내원 건수만 4,000건 이상,
전년도 대비 28% 이상 급증한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상이변을 넘어선 지속적인 공중보건 위협으로 볼 수 있습니다.

노후화된 주거환경, 길어진 폭염일수, 그리고 기후위기로 인한 이상고온 현상이 그 배경에 있습니다.

특히 열사병 치사율 증가는 더욱 심각한 경고입니다.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 고령층에서 집계상 치명률이 뚜렷하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반응형

어르신만의 문제가 아니다 – 청년도 위험하다

온열질환은 나이 많은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최근 병원 기록을 보면, 청년층의 응급실 내원율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대학생 등은 여러 알바를 병행하거나, 통풍이 되지 않는 옥탑방 등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있어 탈수·두통·어지러움 등을 겪고 응급실을 찾는 사례가 많습니다.

또한 건설현장, 도로작업, 환경미화 등 고온 노출이 잦은 직종에서도 온열질환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으며, 현장 중심의 대책이 시급합니다.

폭염은 차별하지 않습니다.
“노인만 위험하다”는 인식은 정책 공백과 사회적 무관심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정부의 대응은 어디까지 왔을까?

이러한 위기에 대응해, 각 지자체는 무더위 쉼터 운영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서울, 부산 등은 도서관, 경로당, 복지관 등을 냉방 공간으로 지정하여 시민에게 개방하고 있죠.

하지만 문제는 접근성입니다.
무더위 쉼터의 존재는 알려져 있지만, 막상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고,
실제로 운영 시간이 짧거나 휴관인 곳도 있습니다.

폭염 속 도심의 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 한국인 노인들
도심 그늘에서 더위를 피하는 노인들의 일상

보다 정교한 안전대책이 필요하다

보건복지부는 노약자 안전 수칙을 발표해

  • 물 자주 마시기
  • 오전 11시~오후 4시 외출 자제
  • 정기적인 안부확인

등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 사는 노인이나 고립된 청년에게 이 수칙은 현실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동네 자원봉사, 생활지원사, 디지털 복지 플랫폼 등
지역 밀착형 대응체계가 확대돼야 실효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공중보건 당국은 온열질환을 ‘여름철 질병’이 아닌 ‘매년 반복되는 위기’로 인식하고 대응해야 할 시점입니다.

서울의 어느 여름날, 실제로 일어난 이야기

서울 은평구에 사는 72세 최 모 씨는
7월 말 무더위가 절정이던 날, 집 안 주방에서 탈수 증상으로 쓰러졌습니다.

혼자 살던 그는 에어컨도 없었고, 불과 800미터 떨어진 무더위 쉼터의 존재도 몰랐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 27세 배달 노동자 선우 씨는
8월에만 두 번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한낮 배달 도중 두통과 구토를 호소했지만
“단순 피로겠지”라며 참다가 결국 초기 열사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마무리

온열질환은 건강만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입니다.

기후위기 시대의 이 위험은 더 이상 일시적이거나 일부 계층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번 여름, 주변에 홀로 지내는 어르신이나 야외에서 일하는 청년이 있다면
“더워요?”가 아니라
“괜찮으세요?”라고 물어보는 것,
그게 시작입니다.

하지만 진짜 해답은 개인의 관심을 넘어설 때 가능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위험을 감지하고,
소외된 이들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을 갖추는 것,

또한, 안전의 사각지대를 꾸준히 줄이기 위한 노력,

그것이 근본적인 해결이 될 것입니다.

반응형